제주도 스쿠버다이빙에서 만난 일본 다이버의 수중사진, ‘훈와리’ 스타일의 비밀

제주 서귀포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다 보면, 같은 바다도 다이버마다 다르게 담아낸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최근 함께 다이빙한 일본인 다이버의 사진에서 눈길을 끈 것은 밝고 부드러운 파스텔 색상으로 채색한 것 같은 표현방법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수중 세계를 표현하는 방법인 훈와리(ふんわり) 스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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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에는 이런 사진을 보면서 촬영 후 후보정을 통해 이런 색감을 만드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귀포에서 펀다이빙을 즐기신 일본 다이버가 촬영 직후 카메라 화면으로 보여준 사진을 보고서, 후보정으로 만들어진 사진이 아니라 처음 셔터를 누르는 순간부터 촬영방식과 표현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제주 서귀포 바다에서 찍은 연산호 사진인데도 왜 이렇게 결과물이 다를까요? 그리고 무엇이 그 이런 차이를 만드는 걸까요? 다이버분과 직접 나눈 이야기와 제가 찾아본 자료를 바탕으로 그 이유를 정리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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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중 사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훈와리(ふんわり)' 스타일

일본어 '훈와리(ふんわり)'는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카스테라처럼 폭신한 음식부터 가볍게 퍼지는 빛이나 분위기를 묘사할 때도 사용합니다. 일본 다이버들 사진에서 자주 눈에 띄는 것도 이런 느낌입니다. 어두운 배경과 강한 명암으로 피사체를 강조하기보다는 밝은 청록색 바다와 부드러운 파스텔톤 색감으로 수중 풍경을 표현합니다. 사진에 따라서는 밝은 부분이 살짝 뿌옇게 퍼지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죠. 물론 일본 다이버들의 사진이 모두 이런 스타일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스타그램에서 접하는 많은 일본 수중 사진에서는 이처럼 밝고 부드러운 표현을 하나의 특징처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본 수중 사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실적인 기록보다 기분과 분위기를 우선시하는 일본의 수중사진

사진은 눈앞의 대상을 원형 그대로 기록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촬영자의 의도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과물을 보여주기도 하죠.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 사진이나 기록 사진은 대상의 형태와 질감, 주변 환경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일본의 훈와리 스타일의 사진은 밝기와 색감, 부드러운 분위기를 강조합니다. 산호가 자라는 암반과 주변의 어두운 공간을 모두 보여주기보다는 산호의 색과 빛이 만들어 내는 인상을 먼저 전달합니다. 실제 색상과 모습보다는 그 순간 자신이 본, 혹은 보고 싶은 모습을 담는 것이 일본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적인 기록보다 기분과 분위기를 우선시하는 일본의 수중사진

SNS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진

인스타그램 같은 SNS 환경도 이런 사진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밝고 선명한 색감, 부드러운 배경, 한눈에 들어오는 피사체는 작은 화면에서도 시선을 끌기 쉽습니다. 다이빙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바닷속의 아름다움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지 사진 작가들과 다이빙 샵들이 화사한 톤을 표준 스타일로 내세우면서 하나의 독창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SNS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진

그럼 뽀샤시하고 폭식폭신한 훈와리(ふんわり) 사진은 어떻게 촬영할까요?

① 밝은 노출과 하이키(High-key) 표현 하이키(High-key)는 사진의 밝기를 전반적으로 높게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밝은 배경과 부드러운 명암을 활용하면 화사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지만, 지나치게 사물의 미세한 질감이나 밝은 부분의 색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② 자연광과 촬영 각도 활용 물속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활용하면 배경을 밝은 청록색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태양을 향해 촬영하거나 빛이 들어오는 방향을 고려하면 사진에 밝고 투명한 느낌을 더할 수도 있습니다. ③ 스트로브와 카메라의 색 표현 훈와리 사진에도 스트로브는 필수입니다. 피사체에 빛을 보충해 색과 질감을 살리고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조명의 위치와 세기 화이트밸런스와 색상의 설정 등이 필요하겠죠.

그럼 뽀샤시하고 폭식폭신한 훈와리(ふんわり) 사진은 어떻게 촬영할까요?

바다를 담는 2개의 시선

똑같은 서귀포 바다를 두고도, 누군가는 부드러운 수채화, 누군가는 생명력이 넘치는 진경을 담아냅니다 이를 각자의 문화와 감성을 바다라는 도화지에 어떻게 색칠하냐는 시선 차이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만났고 만나고 싶은 제주 바다는 어떤 모습인가요?

바다를 담는 2개의 시선 바다를 담는 2개의 시선